지난해 신혼집을 마련한 직장인 이모(29)씨는 “대출을 받은 지 7개월 만에 한 달에 내는 원리금이 50만원 이상 늘어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신혼집이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이라 전체 대출액의 70%가 주담대인데 7%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아찔하다”면서 “워낙 목돈이다 보니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당장 갚아야 하는 이자가 많이 늘어나 월별 예산을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 상승 국면이 이어지면서 저금리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2%대로 올릴 경우 주담대 금리가 연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 18일부터 적용한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상단이 0.27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상향하면서 다음달 코픽스도 추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가 2%대로 오를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최대로 받아 집을 장만한 직장인 이모(30)씨 역시 금리가 오를 때마다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금도 문화생활이나 옷값을 줄여가면서 감당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돈을 더 아끼기 위해 택시를 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니 앞으로는 어디서 더 지출을 줄여야 하나 고민”이라고 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대출자가 부담하는 연간 이자는 3조2000억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 16만1000원 수준이다. 실제 기준금리가 0.50%였던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1.00%포인트 인상에 따른 대출자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64만4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특히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대출자들은 앞으로 ‘오를 일만 남은’ 금리와 이자 부담에 속이 타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6.5%가 변동금리 대출로, 2014년 3월(78.6%) 이후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도 변동금리를 선택한 가계대출 비중은 78%에 달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연구에서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구당 이자 부담을 연 80만원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이 확대되면 대출자들이 확정된 이자비용을 토대로 미래 소비계획을 보다 정확히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채무 연체나 부도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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