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암호화폐(가상화폐) 루나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 빗썸 상장폐지 당일에도 ‘죽음의 단타 대회’를 펼치고 있다. 마지막 물량을 떠넘기려는 매도세와 ‘최후의 한방’을 노리는 매수세에 휘말린 루나의 단기 상승률은 한때 400%를 넘겼다.
루나는 27일 오전 0시5분 현재 빗썸에서 24시간 전 대비 100.38%(291.7원) 급등한 582.3원에 거래되고 있다. 빗썸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루나의 거래를 중단한다. 상폐를 15시간도 남기지 않고 거래량이 몰리면서 강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빗썸의 호가창에서 루나의 거래액은 24시간 동안 620억으로 늘어났다.
루나에 대한 과매수 현상은 지난 26일 늦은 오후부터 나타났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만 해도 25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가격이 오후 6시까지 불과 1시간30분 만에 1180원으로 치솟았다. 그 짧은 시간에 400% 이상의 상승률이 기록한 셈이다.
동시간대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국제 시세를 종합한 루나의 가치는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0.00016달러대에서 0.00014대로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루나의 변동성이 빗썸에서만 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SNS와 국내 가상화폐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면 루나를 놓고 광기에 휩싸인 투자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단타로 2배의 수익을 냈다”거나 “고점에서 잘못 매수해 손실을 입었다”는 글을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루나 투자자들을 놓고 “죽음의 불나방”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주식‧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손실을 불사하고 급등 종목을 매수하는 행위를 ‘불로 날아드는 나방’에 비유한다.
루나는 한국산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연계된 네이티브 토큰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처럼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는 통화와 같은 가격으로 설정된 가상화폐를 말한다. 가치는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식으로 보존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는 테라를 루나에 연계해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테라는 가치 하락 시 1달러어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 형식으로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테라와 루나의 가치는 지난 9일 연계 알고리즘 붕괴로 급락했다. 이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 상당수가 99%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