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6)씨는 연말연초 모임 행사를 위해 전문 업체로부터 명품 가방을 대여했다. 입생로랑·샤넬백 등을 4일간 빌리는데 투자한 금액은 단돈 4만 9000원. 김 씨는 "여러 사람이 사용하다보니 군데군데 흠집이 있지만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착용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한다"며 "중저가 데일리백이 약 20만 원 대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명품 중고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치솟은 가격에 문턱이 높아진 데다 명품 소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구매 주기가 짧아졌기 때문이다. 20일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벌 럭셔리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명품 중고 시장 규모는 330억 유로(45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6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신제품 신장률이 12%인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명품 중고시장 규모는 5조 원으로 추산된다.
명품 중고 시장은 리셀(Resell·재판매)과 대여, 리폼 수선 등의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로는 비싼 가격이 첫 손에 꼽힌다.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은 올해 1~2월 인기 상품 가격을 10~20% 가량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인기 모델인 루이비통 카퓌신MM의 경우 753만 원에서 922만 원으로 22.4% 올랐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도 2017년 598만 원에서 971만 원으로 5년 만에 1.5배 이상 비싸졌다.
명품 브랜드들의 'VIP 차별화' 판매 전략도 중고 시장에 불을 지폈다. 에르메스와 롤렉스 등 하이엔드급 명품은 연간 구매 실적에 따라 회원 등급을 나누고, 상위 등급에게만 한정적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에르메스 캘리백의 경우 VIP 고객들도 2~3년 공을 들여야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싶은 제품이 있어도 구매가 쉽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중고 시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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