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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기료 올려도 8000억

고스트캡틴 2022. 6. 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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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3원 올라 분기 상한폭을 모두 채워도 한국전력(015760)에 추가로 들어오는 돈은 연말까지 8000억원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올해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전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면서 기업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이익잉여금’이 50조원대에서 30조원대로 떨어졌다. 전기요금의 제도적 개선 없이는 내년부터 자본잠식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번주 중 정부로부터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통보받을 전망이다. 당초 21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관계부처 협의가 지연되면서 일정도 늦춰졌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전은 지난 16일 정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요금이 kWh당 33원은 조정돼야 한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비 급등에 따른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에 33원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분기 인상폭은 직전 분기 대비 최대 3원으로 묶여있다.

정부 역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만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분기·연간 상하한폭이 각각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어 인상된다 해도 한전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은 1분기부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29~30원은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정부는 모두 동결했다”며 “이번 3분기 한전이 산정한 연료비 조정단가 역시 인상 상한폭의 10배가 넘는 만큼 인상된다 해도 지금 구조하에서는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kWh당 3원 인상될 경우 연말까지 한전의 재무개선 효과는 8000억원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전이 하반기에 판매한 전기는 3분기 1397억kWh, 4분기 1319kWh씩 총 2716억kWh였다. 올해 하반기에도 같은 양의 전기를 팔고 4분기에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된다고 가정하면 3원 인상시 올해 말까지 더 벌 수 있는 돈은 8149억원이다. 만약 4분기에 추가로 3원이 더 인상된다 해도 예상 추가 수익은 3분기 4191억원, 4분기 7915억원 등 총 1조2106억원이다.


전기요금을 올려도 적자를 피할 수 없다 보니 업계에서는 한전이 내년에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한전기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전력도매요금(SMP·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전기요금으로 올해 한전은 약 23조원 적자(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내 자본잠식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리포트를 통해 “현 상태가 지속되면 2023년에 자본잠식으로 이어져 요금인상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기업의 자본은 주주들이 설립 당시 출자한 돈인 납입자본과 기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쌓아둔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적자가 누적되면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되고, 이에 전체 자본의 총합이 깎여 납입자본보다 적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자본잠식이라고 한다.

1분기 기준 현재 한전의 이익잉여금은 39조4420억원으로, 올해 최악의 전망치인 3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경우 이익잉여금은 10조원도 남지 않게 된다. 다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진 않는 만큼 적어도 올해 중엔 자본총계(59조7452억원)가 납입자본(4조원)을 하회하는 사태까진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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