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거래절벽이 더 심화하고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의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1.75%에서 2.25%로 올렸다. 이후 올해 남은 세 번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올려 연말 3.00%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2% 돌파는 금리부담의 임계점을 지나는 것으로, 이번 인상으로 주택시장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향후 1년간 주택시장은 금리가 최대변수로,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돼야 주택가격 하락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또 "올해 추가로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어 가격하락은 지속될 것"이라며 "소나기를 피하자는 심리로 모험적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거래절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택시장은 다양한 지표가 위축·둔화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전국 총 주택 거래량은 46만48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만7468건)의 62% 수준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세대'의 대표주자였던 20~30대 주택 매입 비율은 5월 기준 25.03%로 지난해 같은 기간(27.19%)보다 2.16%p 감소했다.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7월 첫째주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고, 내림세는 9주 연속 이어졌다. 서울도 -0.03%를 기록, 6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0.02%)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내지 보합이었다. 강남구(-0.01%)는 청담·도곡동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17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의 내림폭도 커졌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3년 만에 집값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질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로 이미 집을 산 사람들, 집을 사려는 사람들 모두 부담이 커진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추이는 추가 상향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깊은 거래 관망 속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부동산 시장에는 매매위축 영향이 나타난다"면서도 "전체적인 폭락이 발생하면 국가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시장이 연착륙하도록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빅스텝과 함께 앞으로의 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하다"며 "점진적으로 계속 올라갈지, 숨고르기가 한 차례 있을지 등에 따라 시장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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