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등에 대한 재산세 중과세율 적용을 놓고 지방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유흥업에 적용하는 재산세 중과분 면제 또는 감면을 지자체 조례에 맡기면서 지역에 따라 세금 차이가 수억원씩
벌어지면서다. 지방세라고 해도 국가 조세 정책을 지방 조례에 위임하는 것이 조세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길 하나 놓고, 11배 차이
1일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180평 규모로 2개 층을 쓰는 서초구의 한 유흥업소는 지난해 재산세 고지서에 2억1300
만원이 찍혔다.
건축물 재산세로 5650만원, 토지 재산세로 1억5645만원이 나오면서다. 현행법에 따르면 나이트클럽ㆍ고급오락장 등
유흥주점은 영업장 면적이 100㎡를 초과할 경우 건축물과 부속토지에 4%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일반 재산세율(토지분 0.2~0.5%, 건축물분 0.25%)의 최대 20배에 달한다.
이 업소는 지난해 100일가량만 영업이 가능했다. 8개월 넘는 기간은 거리두기로 영업이 금지돼 문을 못 열었다.
문을 연 100일도 오후 9~12시로 영업시간이 제한됐다. 서초구의 이 업소와 같은 면적과 과세표준을 적용했을 때
위치가 강남구라면 재산세는 1910만원이 나온다. 강남대로를 사이에 놓고 위쪽이냐, 아래쪽이냐에 따라 재산세
차이가 10배가 넘는다.
국회는 감면하도록 법 만들었는데
강남구는 지난해 6월 조례를 개정하면서 2023년까지 유흥업소에 대해서도 일반 재산세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해
과세하기로 했다.
앞서 국회에서 여ㆍ야가 각각 발의한 법안을 합친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유흥 중과세를
감면할 수 있게 됐다.
법안 통과 이후 유흥업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업종 중 하나인 만큼 중과분을 감면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서초구에서 58평 규모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재산세 중과분 3500만원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영업을 못해 임대료가 5개월 치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건물주가 “유흥업 재산세가 나왔으니
빨리 내라”고 독촉하면서 쫓겨날 신세다. 그는 “가게를 내놓으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우리도 같은 소상공인인데 국가에 이어 구에서도 버림받은 기분”이라며 “전세로 살던 보증금 6억원짜리 아파트를
내놓고 빌라 월세로 이사 왔다. 보증금은 매장 임대료와 관리비로 다 썼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3곳 감면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지방세 감면을 열어줬더라도 조례로 결정토록 하다 보니 이 같은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달까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흥업 중과분을 감면하는 내용의 조례가 통과한 곳은 23곳이다.
서초ㆍ중구만 4%에 달하는 중과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집합금지를 해놓고 중과분까지 걷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조례가 구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중구 역시 “가이드라인까지 있는 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초구는 소송까지 진행 중
2019년 9월엔 서초구가 단독으로 ‘구세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통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자의 제산
세 중 자치구 몫 50%를 환급기로 해 논란이 됐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1주택자의 재산세를 경감한다는 취지였지
만, 서초구만 단독으로 추진했다. 다른 자치구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등 조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
는 “지자체의 권한을 벗어난 조례”라며 취소 소송을 냈다. 집행정지는 확정됐고, 본 사건이 진행 중이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취득세, 지방소득세, 지방교육세 등은 50% 범위에서 조례로 가감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권한을
부여한다. 재산세는 재해 등의 사유가 있을 때 가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지방세 감면은 단골
공약 중 하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세 성격상 자치단체의 자율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도 “이 경우엔 영업 못한 자영업자에게 중과분까지 걷는 게 과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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