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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기생충 이후 또 K-콘텐츠 신드롬 기뻐

고스트캡틴 2021. 1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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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46)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2019) 열풍이 불었을 때 '또 이런 일이 있어날까?' 싶었다. 기생충은 지난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리즈 이어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는 등 K-콘텐츠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애플TV+, 디즈니+ 등 세계적인 OTT(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신드롬이 일어 정말 기쁘다. 솔직히 기생충 때 '이런일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2년 만에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중심에 설 줄은 몰랐다. '방탄소년단(BTS)' 음악부터 시작해 기생충 등 관심이 겹겹이 쌓인 것 같다. OTT 플랫폼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한국만이 가진 흥, 문화를 좋게 봐주는 것 같다. 드라마, 영화를 만드는 분들의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의식도 한 몫 한 것 같다. 한시적 유행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한국문화가 오랫동안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이선균은 이번에 애플TV+와 손 잡았다. 애플TV+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드라마 '닥터브레인'이다. 유년시절 어두운 기억을 가진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이 성인이 된 후 가족을 둘러싼 의문의 사건·사고를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원은 자신의 뇌를 동기화해 타인의 기억을 본다. 총 6부작으로 액션, 느와르, 미스테리, 스릴러,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를 녹였다.


기생충 흥행 후 차기작 선택이 부담되지는 않았을까. 기생충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을 얻었는데, "함께 누릴 수 있어서 영광이다. 기생충 이후 다른 작품도 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우연히 애플TV+ 작품을 차기작으로 하게 됐는데, 부담감 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한국 드라마를 많은 분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이선균은 "염원했던 김지운 감독과 작업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귀띔했다. 어렸을 때부터 김 감독 영화를 즐겨봤다며, "예상한 만큼 디테일이 뛰어났다.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포인트를 잘 짚어줘서 연기할 때 큰 의지가 됐다. 완벽하게 만든 결과물을 보고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을 세운 롤모델로 삼았다며 "고세원은 감정을 못 느끼고 공감을 못하지 않느냐. 톤 잡는게 고민이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끌고 가는 입장에서 감정 없는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면 무미건조해질 수 있다. 100% 감정 없는 상태를 보여주기 보다, 어느정도 감정이 학습 돼 있다고 생각해 톤을 조금 우울하게 잡았다"며 "현장에서 '쿨하지만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감독님이 고세원 같았다. 

스태프들과 '감독님처럼 하면 되겠네~'라며 농담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애플TV+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끌렸다. 닥터브레인은 매주 한 편씩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다른 OTT 플랫폼처럼 한꺼번에 전회를 공개하지 않아 "주위에서 '맛만 보고 끝난 것 같다'는 원성이 자자했다"며 웃었다. "4일 공개한 첫 회는 몰입감있게 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2화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정말 재미있다. 매회 궁금증 유발하는 엔딩, 몰입감 있는 전개가 이어진다"면서 "남들에게 당당히 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작품을 필모에 올리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닥터브레인은 홍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뇌과학을 소재로 다뤄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도 있다. 이선균 역시 "처음 접한 장르, 캐릭터라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초반에는 '세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할 때가 많았다"고 동의했다. "감독님을 100% 의지했다"며 "다른 인물을 스캔할 때 행동이 포인트로 나오지만,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되는지 등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특히 고양이 특징을 가져와서 높은데 올라가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거의 직접 했다. 많이 겁났지만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했다.

"초고 보다는 쉬워진 편이다. 과거와 현재, 시·공간을 왔다갔다 해 극본을 계속 돌려봤는데 원작 각색을 잘 한 것 같다"며 "1화는 SF 요소가 강해 '조금 어렵다' '생소하다'고 느낄 수 있다. 2화부터는 기억 추리, 사건 위주로 가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작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을 끝까지 보지는 않았다. 중간 정도 보다가 원작과 이야기 자체가 많이 달라서 톤앤 매너만 참고했다. 범죄 스릴러에 뜨거운 가족 이야기를 가미한 게 원작가 가장 다른 점"이라며 "시즌2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없다. 시즌1 반응 좋으면 시즌2 이야기가 구체저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선균을 어떤 경우의 수에도 흔들림없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감독님이 좋게 말해준 것"이라며 "감독님이 현장에서 칭찬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다. 좋으면 'OK'만 하는 편이라서 인터뷰 때 이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더 좋다. 아무래도 내가 많이 끌고가는 역이라서 흔들림없이 해야 했다. 작품에 성실히 임한 걸 좋게 봐준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세원 조력자 '이강무' 역의 박희순(51)과는 20년 지기다. 박희순은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네임'을 통해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선균은 "형이 마이네임 끝날 때쯤 닥터브레인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봤는데 역할 때문에 다이어트 등 노력을 많이 해서 얼굴이 정말 좋아졌더라"면서 "형과 오랜만에 작품을 하게 됐는데, 이제 가족같은 관계가 됐다. 친형 같은 느낌이라서 항상 응원하고 있다. 마이네임을 통해 형이 많은 관심 받는 것도 기쁘다"고 전했다.
기생충과 닥터브레인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도 만나게 된 만큼 영어공부, SNS 개설 계획은 없는지도 궁금하다. 최근 이정재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큰 관심을 받자,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국내외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선균은 "영어는 영원한 숙제"라며 "해외 프로모션 다녀올 때마다 작아지는 나를 보면서 '영어공부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데 작품 들어가면 놓치고 평생 반복이다. 다시 한 번 시도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SNS 계정은 몇 년 전에 만들었는데, 사생활을 대중에게 노출하는 게 부끄럽다"며 "틈틈이 해시태그로 내 이름과 닥터브레인을 검색해본다"면서도 "아직까지 'SNS 해야겠다'는 용기는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선균은 닥터브레인을 통해 OTT 드라마 매력을 느끼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어 극장 문화도 다시 활성화되길 바라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극장이 너무 힘든 상태인데, OTT 드라마가 많이 채워줘서 감사하다. OTT 오리지널 영화도 있지만 시리즈 드라마가 대부분이라서 긴 호흡으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 집중력과 체력이 많이 요구되지만, 기존 공중파 드라마처럼 시간에 쫓겨서 하지 않는다. OTT는 기존 드라마와 영화 장점을 합치고,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하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도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이 있지 않느냐. OTT와 극장 문화가 상생하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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